* 2013. 2. 24 정월 대보름날
* 완주군 소양면 오성지 제방
나이가 들면서 정월 대보름은 무덤덤하게 보내곤 했다.
나물반찬과 오곡밥, 부럼, 귀밝이술 등
어릴적 대보름은 설날처럼 설레였다.
아침일찍 오곡밥과 나물로 집안의 모든신께 제를 올렸다
성주신, 조왕신.
그리고 키에 온갖 나물과 오곡밥 한덩이를 올려
외양간 소에게 들이대었다.
소가 밥을 먼저 먹나, 나물을 먹나에 따라 그해 풍년을 점치고.....
아침을 배불리 먹고는 쥐불놀이를 위해 뒷산으로 갔다
소나무의 광솔(관솔)을 톱으로 잘라 모으고
저녁이면 쥐불깡통을 팔이 아프게 돌리기 위해..
최근 소설 혼불을 읽으며
정월 대보름을 인상깊에 묘사하여 올해는 대보름을 느껴보고 싶었다.
혼불
이야기 줄거리보다는
우리의 미풍양속 민족혼 등을 묘사하고 있지만
주인공 강모와 강실이의
불행이 대보름날 시작이 된다.
이어 강실이가 또 상놈 춘복이한데
대보름날 겁탈당하고..
그 속에서 그려지던 대보름 모습이 짙어
소양면 오성제 달집태우는 현장을 일찌감치 찾았다.
종남산을 배경으로 제방에 달집이 섰다.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고
전날 잡은 돼지고기 솥뚜껑구이가 기가 막히다.
땅에 뭍은 김치가 아삭한 맛이
돼지고기맛을 더하는데
술은 운전을 핑계로 마실수 없다.
딱 두잔만 마시고.
마을 총무님인 장발짱님의 배려로 배부르게 먹고
무슨 드라마 배경지였다는데.....
총무님의 연설
모닥불이 타기 시작하고.
매콤한 향이 마을 고샅을 덮는다.
소원도 빌고
드디어 점화
생솔가지와 대나무에 불이 붙는다.
활활 타올라라!!!
작년한해 액운과 나쁜 기운은
저렇게 하늘로 날라가고.
총소리처럼 대나무 터지는 소리는 산골마을을 메아리로 덮는다.
모든 액운은 멀리 사라진다.
뻥!!!!!!!! 뻐뻥!!!
모든 근심은 날아간다.
대나무의 폭발음과 함께.
올 한해는 이 불길처럼 대박나게 활활 타오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