內松軒 이야기

내송헌

산처럼 바람처럼 2014. 11. 17. 21:55

운암산 산행을 마치고

운봉 내송헌으로 향한다.

조용한 산중에서 혼자 쉬고 싶었다.

막걸리 서너병 사들고

 

김장을 위해 배추를 심었는데

 

 

나름 만족스럽다

달팽이와 다른 벌레들도 먹고있다.

그래도 잘 컷다.

 

"봄에 씨만 뿌리고 거름도 주지않고

잡초도 뽑지않고 가꾸지 않다가

가을에 들판에 나와서 하는 말이

올해는 흉년이네"

하던 김동인은 소설 한구절이  문득 떠오른다.ㅎㅎ

이정도면 우리 네식구 충분하다.

 

오후부터 비 온다던 하늘은

거짓말처럼 맑다.

 

 

벽난로를 지폈더니 매콤한 연기가.......

난 연기가 좋다

낙엽타는 냄새도 좋다.

 

 

2년전 성냥개비만한 구기자 나무를

삽목했었다.

 

어찌 이리 아름다운 색을 띌수 있을까?

 

감동

 

말려 눈오는날

차 한잔 해야겠다.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그 누구도,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 없기
때문에 나는 나 답게 살고 싶다

- 법정스님 오두막 편지-

[

 

20여일 전 심은 마늘이 감감 무소식이라

살짝 파보았더....................니

 

 

뿌리가 옹골지게 내렸다.

추워서인지

이파리는 뾰족이 눈만 내밀고

미안한 마음에 얼른 다시 덮었다.ㅎㅎ

의성마늘이다.

 

내년엔 운봉마늘..

 

그러던 말던 옆집 고남이는 물끄러미

북어대가리를 기다리는데

오늘은 없다 이놈아.

 

기특한게

두어주 만에 와도 엄청 반긴다.

새끼일때 공(?)을 들인 탓이리라.

이 세상에 개만큼 충실한 동물이 있을까?

아마 주인이 지구 끝까지 가도 따라올 것이다.

그 충성심이 좋아 난 개를 지나치게 좋아한다.

 

벼슬도 싫다마는 명예도 싫어~~!

문득 조영남씨가 가요무대에서 열창중.

 

 

집뒤 언덕엔 만추가

멀리 보이는 지리산 서북능엔 눈이 허옇게 내렸는데.....................

 

이렇게 2014년 가을이 간다.

 

 

뒷산에서 단풍나무 네 그루를 뽑아왔다.

어차피 나무들은 포크레인으로 뭉겨질테니......

 

 

내 밭에서 크는 이상 너희들은 나와 함께.........

 

아주 어린데

 

잘 가꾸면 맞이하는 가을마다

반갑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