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산을 오르기 위해 건강을 챙기지만
아마추어는 건강하기 위해 산에 오른다.
7.12일 경북 청송의 <주왕산> 산행이 예정되어 있다.
나름 산에 다닌다고 소문났는데
빌빌거릴수 없어 장마가 시작되는 날씨지만
우산하나 집어들고 대둔산으로 간다.
<이치>에서 바라본 대둔산.
오늘은 대둔산 태고사에서 낙조대나 다녀올 요량이다.
태고사 가는길
이길은 눅눅하고 흐린날씨에 어둑하여 음산하게 느껴진다.
태고사 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경사도가 무척 심해 자동차 타이어의 미끌림 소리에
가슴을 몇번 쓸어내려야 한다.
초행길에 혼났다.
사실 산사를 찾을때 마다 느끼는 것은
산사 그 자체보다
산사까지 이어지는 그 길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선암사와 송광사가 그렇고
지리산의 영원사와 도솔암 가는 길이 그렇다.
하지만 태고사는 달랐다.
7부능선 암벽에 자리한 탓에
산사라기보담 요새같은 느낌이 들었으니.......
십년감수하고 오른 간이 교행장소
주차장은 여기서 200여미터 곡예를 한번 더해야 한다.
태고사 가는길
주차장에서 300여미터 더 올라야 한다.
태고사 석문
절은 공사중이라 소란했다.
언뜻 보면 오래된듯 하지만
보물도 국보도 안보인다.
하긴 입장료도 없었다.
대둔산은 금산군 진산면, 논산시 양촌면, 완주군 운주면 등 3개 시도에 걸쳐있는 산이다. 이 산에 위치하고 있는 태고사는 대둔산 최고봉 마천대 다음 제2봉우리 낙조대 아래 동북쪽에 자리 잡고 있는 금산의 고찰이다. 전망 좋기로 유명한 대둔산 낙조대의 정상은 해발고도 859m다. 그 아래 터를 닦고 산자락에 걸터앉은 태고사의 해발고도는 660m. 200m 가량 고도차를 두고 있다.
낙조대와 고도차가 나기는 해도 태고사의 풍광 또한 낙조대의 풍광에 비할만하다. 전통사찰의 경내를 거닐며 고산준봉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매력. 주변에 높은 산이 없기 때문에 태고사가 위치하고 있는 고도 상에서도 고산준봉에 오른 듯 풍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신라 신문왕 때 원효대사가 세운 이 절은 절터를 본 원효대사가 너무 기뻐 3일 동안 춤을 추었다고 했을 만큼 주변 경관이 뛰어나다.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 태고사는 우암 송시열 선생이 공부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선생의 자취는 아직도 이 절에 선명히 남아있다. 선생이 바위에 새긴 한자가 그것. 절 아래 거대한 바위사이로 간신히 한사람 지날 정도의 틈이 있는데 이 바위틈이 절의 일주문을 대신하고 있다. 이를 두고 우암 선생은 석문이라 했고 이 문에 한자로 석문이라 새겨 넣어 이곳이 태고사의 일주문임을 알리고 있다.
한편 원효대사가 창건한 이래 이 절은 고려시대 태고화상(太古和尙)이 중창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진묵대사가 재건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태고사는 한국전쟁 때 소실된 것을 1974년부터 복원하였는데 대웅전을 비롯하여 무량수전, 관음전, 선방 등을 지었다.
출처 : 금산군 문화관광
종각에서 바라본 계곡
태고사와 대둔산
수시로 밀려오는 구름사이로 간간히 보이는
산을 하염없이 보다가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섰다.
태고사에서 바로 낙조대로 오르는 길을 눈짐작 해놓고.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서 배낭을 챙기고 아무도 없는 산길을 오른다.
번잡하지 않고 홀가분해 좋다.
산수국이 비에 젖었고
망태버섯이 힘든 호흡을 골라준다.
몇주 내송헌 일로 산을 걸렀더니 급경사 오름길이 무척 고되다.
머지않아 비박하러 올라야 하는데
이 체력으로는 어림없다.
서너번 쉬니 저 위가 능선이다.
이곳에서 낙조대는 지척이다.
낙조대에서
저아레 에딘버러골프장이 희미하다.
낙조대
일몰이라고 사진을 걸어놨는데
자세히 보니 일출이다. 이런....
낙조대 정상엔 어느새 원추리가 자리했다.
바로 옆에 샛길
아마 태고사로 가는 길인듯 한데
호기심을 참는다.
홀로 산행시엔 극도로 조심한다.
"산행의 최고의 희열은 정상에 서는 것이고
산행의 완성은 시작했던 곳으로 무사히 내려오는것" 이란 일간지의 기사 글귀가 맘에 닿는다.
어느새 싱그런 7월이다.
1인용 텐트 한동 세울 공간.
머지않아 이곳에서 일몰과 일출을 즐겨야지.
밤하늘의 별은 덤이다.
2014. 7. 6 대둔산 낙조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