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연휴
마지막날 기백산에 왔다.
안개끼고 습한 날씨
정상에서 조망은 없겠다.
절터는 개망초만 무성하고 일주문만 남았다.
장수사터를 지나면 바로 우측으로 기백산으로 가는 산길이 열린다.
산길은 돌계단 너덜길에 다소 경사가 있지만
산행 시작점이라 별 무리가 없다
도수골이다.
20여분 너덜길을 오르면 쉼터가 나오고
이냐ㅐ 계곡물소리가 반긴다.
그렇다.
이 길은 계곡을 따라 오른다.
게곡을 따라 오르는 길은 가파르지 않아서 좋고
산길이 길어져서 좋다,
물소리와 새소리를 벗삼아
경사없는 산길을 간다.
인적이 없는 산길에서
사람의 흔적이 반갑다.
산행 시작후 1시간 남짓
처음 계곡을 건넌다.
목도 마르고 조망도 없고
이럴땐 그저 막걸리 한잔이 최고다.
풋마늘레 막걸리 한잔.
왕후의 찬이다.
다시 길을 나서고
막걸리 기운에 피로감은 잊었고
산길은 정겹다.
그저
별 생각 할 필요없이 오르는
이게 좋은 것이다.
아래세상을 잠시 잊을수 있음이 또 좋은 것이고.
도수골을 두번째 건넌다
다음 비박산행시 이곳에서 취수햐면 되겠다.
여기서 정상까진 약 2킬로.
비박하면서 느끼는 것
물은 제일 중요하지만
또 제일 무겁다,
그래서 산에서는 샘이 반갑고 신성스럽기까지한다
정상이 가까울수록 산길은 경사를 세운다.
연약하게만 보이는 안개는 그 위력이 산에서는 압권이다.
그 연약함으로 산을 지워버린다.
이 알싸한 초록
정상200미터를 남기고
털썩 주저앉았다,
남은 막걸리를 마시고
쫀득한 족발로 피로를 잊는다.
정상 전 전망바위
이곳에선 조망이 압권일텐데
안개가 기백산을 지워버려
가늠할 수가 없다.
아무리 발버둥처도
잡을수 없는 꿈속에서의 몸부림처럼.
그래도 이렇게라고 몰수있어 좋다
아무래도 다시 이곳에 와야겠다.
기백산 정상부분
정상이다.
정상석은 두개지만 이게 더 정겹다
황석산 정상석도 이렇게 생겼었다.
멀떼같은 정상석
책바위다, 누룩덤이라고도............
여전히 안개속
바위 낭떠러지가 아찔하다.
올라가려다 조망이 없어 포기
조금씩 걷히는 산
금원산 가는 길
데크가 보인다
조금씩 헷빛이 나고
데크
너무좁아 비박하기엔 옹색하다.
뒤 돌아본 기백산
산길은 푹신하고 경사도 없다.
이제 내려서야한다
내림길은 다소 지루하다
언제나 그렇다.
1시간넘게 내려왔다.
수망령가는길의 휴게소
용추사 아래 계곡은 벌써 여름이다.
용추폭포
안개속에서 걸었던 기백산
다음엔 그 정상에서 비박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