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연 서울시의료원 심혈관센터장(47)은 환자를 대할 때는 물론 보건소 건강강좌, 학술세미나 등에서 양파 애용을 주창한다. 김센터장이 ‘양파 전도사’로 나선 것은 직접 실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여름, 김센터장은 고혈압에 당뇨,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48~73세 환자 58명에게 양파즙을 1일 3~5회, 1회에 120㎖씩 4주 동안 섭취하게 하고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추적, 관찰했다.
4주 후 혈압은 양파즙 복용 전 평균 137/81㎜Hg에서 130.7/76.4㎜Hg로 감소했다. 10년 이상 혈압약을 먹어도 더 이상 큰 변화가 없던 고혈압 환자들이 양파즙을 복용한 뒤 수축기 혈압은 6.3㎜Hg, 이완기 혈압은 4.6㎜Hg가 각각 감소되는 효과를 얻었다.
또 심장혈관의 건강성 평가에 중요한 요소인 파형증가지수와 중심동맥압도 6.0㎜Hg와 8.7㎜Hg가 감소해 심장혈관의 피돌기가 그만큼 원활해진 것이 입증됐다. 아울러 혈중 총 콜레스테롤 및 당화혈색소도 약간 감소했다. 양파즙의 이 같은 심혈관 건강증진 효과는 고령자보다는 65세 이하,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양파의 놀라운 효능은 겉껍질에 많이 함유된 케르세틴 성분 덕택이다. 김센터장은 “혈압약과 양파즙을 꾸준히 복용한다면 점차 약을 줄여나가도 될 만큼 건강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부터 김센터장은 KBS <생로병사의 비밀> 프로그램 제작진과 함께 4주간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양파즙 실험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한층 발전된 첨단 의학장비로 변화과정을 더욱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소 고혈압 환자들로부터 ‘어느 건강식품을 먹어야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는 김센터장. 그때마다 만능 건강식품을 찾아 소중한 시간과 재물을 허비하지 말고 먼저 그릇된 식생활 습관을 바로잡도록 권한다.
김센터장은 “양파즙의 효능은 학계에서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값싸면서도 우리 몸에 좋은 양파를 즐겨 먹는다면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으로부터 건강을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석 기자 trueys@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