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고불매(장성)
2015. 3. 28일
백양사를 찾았다..
매화는 이제 막 봉오리를 맺었고
피기 시작한다.
고매 아래서
그 암향(暗香)에 취하다 보면
수백년간 이 꽃을 즐겼던 사람들과 같이 있는 듯 하다.
천연기념물제486호 백양사 고불매
매화의 수세는
오래된 나무일수록
밑둥 기둥이 기이하고 굵을수록
가지는 뻗으면서 갸녀릴수록
꽃은 적고 향기가 진할수록
고상하다고 한다.
이른새벽에 달려왔으나
그 시기를 못 맞추어 그 고고한 자태와
암향을 느끼지 못하고 돌아서 다시 선암사로 향했다
아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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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 1 이슬비가 개인 날
백양사로 확인하니 70% 개화 했다고 한다.
비소식은 주말까지 계속 있고 주말이면 늦을 터
업무 마치고 찾을 수 밖에.
더구나 오늘은 음력 열사흘이니 교교한 달빛아래
소복입은 여인같은 매화모습이 하루 종일 어른거려 일이 잡히질 않았다.
아내와 호남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백양사
사천왕상을 휙 지나
꽃잎이 비처럼 내린다는 "우화루"에 다다르기도 전에
그 암향(暗香)은 머리속을 황홀하게 만든다.
조용한 산사는 잠이 들고 대웅전 뒤 백암산에선 부엉이 소리가 가깝다
매화나무 아래에 앉았다.
아무도 없어 방해받지 않고
빛이 약하여 소란스럽지 않고
한밤에 오감으로 느끼는 그것
그 고결한 향과 그 분위기
과학문명이 상상이상으로 발달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결코 이 매화향과 이 매화핀 밤의 분위기를 인공으로 만들 수 있으랴.
그것은 오로지 자연만이 가능한 일이다.
바람이 불때마다 매화향은 온몸을 휘감는다.
"저 매화나무에 물을주어라"고 말한 후 세상을 떠난
퇴계의 매화사랑을 조금은 알수도 있을 것 같다.
도산월야영매 (陶山月夜詠梅) _ 이 황
혼자 산창에 기대니 밤기운 차고
매화나무 끝에 달이 떠올라 이제 막 둥글어지네
반드시 다시 미풍이 불어오지 않아도
맑은 향기 뜰에 가득하네
나막신 신고 뜰을 거니니 달이 사람을 따라오고
매화 곁을 거닐며 돈 것이 몇 번이던가
밤 깊도록 앉아 있어 돌아갈 일 잊고있는데
향기는 옷에 가득, 그림자는 몸에 가득
중략
같은 시기에 비슷하게 피는 꽃들
벚꽃이며 살구꽃, 복사꽃.... 제 아무리 애를써도
"족탈불급"이다.
문득 눈에 띈 "우화루" 기둥에 쓰여진 주련[ 柱聯 ] 한구절
" 하늘의 꽃을 얻으니 땅까지 흔들릴세"
그 의미를 이해한다
원래 백양사는 이곳에서 북쪽에 있었는데
이쪽으로 옮기며 백매화 홍매도 이곳으로 왔으나
백매는 아쉽게 고사하고 홍매만 살아남았다.
그후 백양사에 담을 증축하려는데 홍매가 가로막고 있어
베어 내려던 차 스님한분이 담을 돌려서라도 매화를 살리라고 하여 오늘에
이르렀고 최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탐매기행중에 빠질 수 없는 절차
술 한잔 하렸더니
주문을 잘못했다.
큰일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