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고불매를 찾아
2015. 3. 28일
백양사 고불매를 찾았다..
매화는 이제 막 봉오리를 맺었고
피기시작한다.
수백년을 살아온 매화아래서
그 향에 취하다 보면
수백년간 이 꽃을 즐겼던 사람들과 같이 있는 듯 하다.
매화의 수세는
밑둥 기둥이 기이하고 굵을수록
가지는 갸녀릴수록
꽃은 적고 향기가 진할수록
고상하다고 한다
고불매를 뒤로하고 매화향에 취해
순천 선암사 선암매를 찾아 가는 길
뒤돌아보니
백학봉이 연못에서
세수를 한다.
인간이 늙는다는 것은 자연이 무관심 해졌다는 것이고
그래서 자기의 삶의 의미를 정할 수 있고 자유가 생겼다는 것 이라는데
즉 치매나 암 등의 질병은 젊은 사람한테는 없는 병이다.
자연은 인간이 새 세대를 만들어 놓은 즉 어른이 되어 2세를 만든 후에는
그 2세에게만 관심을 갖는다고 한다<카이스트 김대식교수>
어떻게 살것인가?
누구나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났고
또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죽는다.
이렇게 처음과 끝이 숙명과 같이 정해진 것이라면
- 의미있는 일을 하고
-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 사랑을 하며 사는게
잘 사는 것이 아닐까?
늙는다는 건 삶의 의미를 정할 자유를 갖는다는 것
우리는 왜 늙을까요? 우리가 젊었을 때와 나이 먹었을 때하고 가장 큰 차이가 뭘까요? 가장 큰 차이는 나이를 먹으면 확률적으로 이미 자식을 가졌을 겁니다. 그렇다면 나이 먹은 사람은 자연이 이미 우리에게 준 숙제를 한 거예요. 그러다 보니 동일한 문제가 있을 때 자연은 어린이에게만 관심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죠. 두 가지 위중한 병이 있다고 칩시다. 첫째 병은 아이가 사춘기가 되기 전에 나타나는 병입니다. 그런데 그 병을 만들어낸 유전자가 그다음 세대로 전달이 될까요? 당연히 안 되겠죠. 자손을 낳기 전에 그 병 때문에 이미 죽을 테니까요. 그 질병과 그 유전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거죠. 근데 나이가 먹어서 나타나는 치매 같은 증세들은 우리가 이미 자손을 낳고 나서 나오는 증세들이기 때문에 다음 세대로 이미 전달이 되어 버렸어요. 결국 확률적으로 어렸을 때 생기는 문제를 만드는 유전자는 다 걸러졌지만, 나이가 먹어서 생기는 증세들은 그다음 세대로 이미 전달이 되어버린 겁니다. 결국 자연은 어렸을 때 문제 되는 것들은 잘 푼다는 겁니다.
늙는다는 건 어떻게 보면 자연의 무관심입니다. 자연이 우리한테 관심이 없다는 걸 가지고 우리가 울고불고할 수도 있겠는데, 저는 이걸 오히려 아주 좋게 보고 싶어요. 늙음이라는 것을 우리가 자연의 무관심으로 해석한다면 상당한 자유가 생긴다는 거죠. 결국 늙음이라는 건 남이 나한테 준 의미가 아니고, 나 스스로 삶의 의미를 정할 수 있는 자유를 가졌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2015.3.28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