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 2013.8.23
휴가를 냈다.
달포간 지속되는 염천에
비가 온다는 소식 때문이다,
달구어 질대로 달구어진 날에
비가 그리웠다.
차를 바꾸었다.
연비좋고 힘좋은 놈으로
현대와 기아
20여년간 애용했는데
배심감이 드는 이유는???
내 나이 오십이 내일
이제 차도 인생도 뜻데로 되었으면 좋겠다
밟으면 밟는대로 가는.........
사실 오늘 휴가는 큰아들과 같이 있고 싶기 때문이다.
회로 관심을 끌어놨다.
9월이면 신검을 받고
그후엔 군에 간다.
어쩔때는 빨리 군에 갔으면 할때도 있다.
통영!
멀고도 가까운 곳
생선회와 한산도..
식당을 12시에 예약했기때문에
박경리 기념관을 가려했는데
아무래도 식사 후 가야할 듯
통영대교를 넘고
미륵산에 오르기로 했다.
초등 5학년때 천왕봉을 오른후
산은 바라보는 것 이라고
나름 정의한 아들의 의견을 존중
케이블카로 오른다.
이것이 돌며 우리를 미륵산 정상으로 안내한다,
걸으면 2시간?
아버지와 대화보다
아이돌이 더 좋은가???
통영시
이국적이어서 좋다.
내려다 보고
다도해 남해
<한산대첩 전망대> 오르는 중
다행히 비는 안오고
바람에 구름이 발 아래로 흐른다.
장관이가다.
정상은 다음으로.
가을에 오면 참 좋겠다
가을에 또 와야겠다.
통영에서 유명한 횟집이라고 들었다
예약은 필수
그것도 이틀전에........
저 앞이라고 네비게이션이 알려준다ㅣ.
흔한 네온사인도
예쁜 서빙도 없다.
어쩌면 재래시장 선술집같은 분위기.
12시 정걱 도착
일흔이 넘으신 듯한 사장님이
무덤덤하게 맞는다.
예약된 공책을 확인한 후 안으로 들라 한다,
내부도 소박하다.
방이 서너개?
더운 날이라 걱정했는데
시원한 방이다.
아들나이쯤 될 에어컨이 돌아간다
빵빵하다.
곧 군에갈 아들을 위해 스페샬로 시켰다.
약간의 인내가 필요하다.
이제부터 음식을 준비하신다고,
식당은 소박하지만 음식은 정갈하다,
요 책에도 소개된 집
꽃게무침
콩가루와.............
이 밤 몇톨이 주인장의 성품을 보여준다.
"음식은 정성이 안들어가면 망합니다 "............
질보다 양으로 먹는 걸 즐기는 사람은 후회할 수도 있다.
돌문어
모든 음식은 손님이 들어오면 조리하신다고,
따뜻하고 짭쪼롬한 맛
부드럽게 씹히는 맛의 미학,
난 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ㄱㅣ름에 튀긴 이유이다,
그런데 이것은.
나중에 무슨전이냐고 물었다,
호박전이다.
전에 대한 선입관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30여분 만에 나온 음식
바다가제 고동,새우,...........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다.
허리굽은 안주인께서 내 오시는 모습에
기쁨보다 죄송함이 앞선다.
운전을 해야 하지만
술이 없으면 산해진미도 헛것이다.
딱 세잔만,,,,,,,,,,,,,,,
바다가재
고동
열기구이!!!!!!!!!!!
기름없이 오븐인지
숯불인지.............
담백,고소,
아주 적당히 익었다.
이건 맛이 아니다.
예술이다.
식당에 들어온지 40여분
드디어 사장님이 미닫이 문을 여신다.
"임금님 상에 올리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전주에서 오셨다고요?
제가 한식 양식,일식 다 해봤는데
전주분들 대단해요.
단지 비빔밥이 유명한게 아니고
비빔밥과 어우러지는 그 반찬들이 대단한겁니다.
부족해도 맛있게 드세요.
농어회가 황송하다.
가운데로 흐르는 오이는 예술이고.
이 신선도와
쫄깃 담백함.
그런데 큰일 났다.
벌써 배가 불러오니.ㅠㅠㅠㅠ
맛의 과학 그리고 예술
아 우짜나?
난 이미 포화상태인데...........
마지막이라고 미닫이를 여시는 사모님
자연산 홍합탕.
전복죽
무김치
와!!
이건 테러!!!!!!!!!!!
까스활명수를 먹더래도 다 먹고 가야지....
문득 이 식당을 다녀간 일간지 기자의 칼럼이 떠오른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이 횟집은 서비스 무개념 식당이다. 주는 대로 먹어야 하고, 리필은 어림없다. 90도로 숙여 인사해도 모자랄 판에 손님더러 다시 오지 말란다. 내 돈 내고도 '(주시는 대로) 감사히 먹었다'며 절을 했으니 식당에서라도 '갑(甲)'의 지위 누려보려던 자존심이 뭉개졌다.
그런데 유쾌했다. 손님이 왕이라며 무조건 굽실대지 않는 을(乙)의 뚝심이 통쾌했다. 최근 갑을 공방전을 타고 쏟아져 나온 '을의 생존 전략서'들이 하나같이 몸 낮춰 갑의 환심을 사는 법에 대해 열변할 때, 횟집 노부부는 눈 하나 깜짝 않고 갑을 휘어잡았다. 오랜 시간 다져온 맛의 공력과 '이걸 안 먹고 배기나 보자' 하는 자신감으로!
따지고 보면 을의 비애는 자초한 바도 있다. 서비스 제일주의, 비굴에 가까운 과잉 친절 말이다. 그 지나친 낮춤이 갑의 횡포를 야기하고, 직업의 귀천의식을 고착시킨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처럼 갑이 되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반칙으로 승자 된 사람에게 '그것도 능력'이라며 박수를 보낸다. 이기는 기술이 아니라 바르게 사는 법을 가르치는 건 요원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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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께는 죄송하지만
홍합탕은 남겼다.
죄송하고 감사해서 싸달라는 말을 못했다.
부른 배를 달래며
박경리 기념관으로 간다.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기념관 분위기는 안온하고 평화롭다.
다만
공사중이라 휴관한 것이 아쉽지만........
기념관에선 통영 앞바다가 보인다.
기념관을 못봣으니 다른 곳도 다 생략한다.
9월에 다시 와야지.
전주로 오는길
어쩌면 휴가내서 점심먹으러 간 통영
탁월한 선택이다.
옆자리의 아들 표정을 보면.
고속도로에서 보는 웅석봉이
내 DNA를 건드린다.
끈적한 땀이 그립다.
8월에............